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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녘 -시인 향명 김상경
- 저녘은 가끔 숨 가쁘다 낮 햇살에 아아들 먹을 것을 익혔으면서도 왼종일 사래긴 텃논 자갈밭 옥수수길을 갈아온 얼룩황소, 장부를 위해 고봉밥을 짓고 연기...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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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향(心香)이여 -시인 추진호
- 눈을 감아도 향이 그윽한 미소는마음을 흔들어 슬몃 슬며시 번지는 그리움 다기(茶器) 아래 맑은 빛깔로 감아 도는 저음이여달뜬 열기 서늘하게 식혀 주던 어...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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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저리에서 -시인 조경화
- 내 것이었던소소한 풍경이 삭제되고 억울해서 번번이 부딪쳐 보려 했습니다 괜스레 버둥거리다가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그놈은 우렁우렁 바람의 껍질로 널뛰...
-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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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상, 마음에 떠올려진 것 -시인 이종근
- 내이동 우체국 소인이 친절히 찍힌 누런 봉투에시가 집을 짓고 과수원을 일구어서울로 족히 오시었네젊은 날부터 목숨 껏 이어온 대학을엊그제인 듯 지공이...
-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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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 -시인 이정순
- 아파트 상가 미용실과 마주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종일 들락거리는 여인들을 빤히 들여다보다 슬그머니 머리에 꽃핀 하나 꽂았다 [이정순 시인 약력]강원도...
-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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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장례식 2 -시인 김우진
- 아파트 가을 전정이 시작되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살구나무, 층층니무, 팽나무,까치들이 높은 키를 자랑하던 메타세콰이어도 예외 없이 잘렸다 까...
-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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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사는 서울 -시인 이강흥
- 천년이 낳은 세월 앞에 서서널 바라본다 살기 위해 아둥바둥 몸부림치는 산자의 운명처럼시간은 쉬지 않고 혼자만 간다 삶의 도시가 비어간다코로나가 다정...
-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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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목련 신방 엿보기 -시인 조은미
- 겨우내 소박하던 서방 소식 한 장 없더니만 이제 된 추위 지나고 살만하니 오시었소 그간 어디 가셨다 그리 소리소문 없이 가만가만 오시는가 무심한 잘못...
-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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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조(獨居鳥)- 시인 이해우
- 벌레를 잡아다가 노란 입에 넣어주던 아비 새의 바쁜 세월 배고파도 참았고 추워도 이 악물었지 새끼들 먹이려고 새끼들 입히려고 솔개에게 쫓기면서도 너...
-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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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 -시인 김경수
- 아기의 사랑은심장이 파란물감으로 퍼덕이는 생명의 생생함으로 커간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한 명 한명 부르며 손바닥을 펼쳐본다 손금에는 감미로운 선율...
-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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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코바는 정교회다 -시인 홍중기
- 모스코바는 빛의 도시다황금빛으로 아침을 여는광장은 빅토르 최를 닮은젊은이들의 몸짓이사랑과 자유를 외치며아침을 맞는다 그들의 종교는 긴 다툼에서소...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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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진 자리도 밝다 -시인 정연희
- 저것 봐 저것 봐밤이 아니야엄동을 견디고 하늘 밝히던 꽃등내려앉은 자리가 환하다옹이진 속 풀어 볼 겨를도 없이 밟히며 뒹굴며 환한 것이끝내, 웃...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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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정란(無精卵)의 시 -시인 기 청
- 봄 햇살 눈부신 고향집 앞마당갓 깨어난 햇병아리, 그 말랑한 부리로 물 한 모금 쪼아 먹고하늘 우러러 감사하던, 그 천성얼마나 순박하던가 긴긴 낮밤을 식...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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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 -시인 이성순
- 깊은 듯 얕은 곳에서 시린 발 내리고 겨울을 빨아올리는 푸른 빛이다 맑게 자란 향기의 파란맛 찌개와 나물, 생으로아무하고나 달콤하게 어울리는 우리네가 ...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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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은 목련이 행복하게 해주네요 -시인 윤석산
- 어제 오후엔 마지막 남은 동백 한 송이가 뚝하고 떨어져 천지가 텅 빈 것 같았는데, 앞산을 넘어가는 흰 구름을 끌어다 덮어주고 창가를 서성대며 자장가를 불...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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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사랑 -시인 이노나
- 베고니아꽃 화분을 선물로 받았다현관 앞 신발장 위에 올려놓았다탐스러운 꽃잎들이 즐거웠다며칠 뒤꽃은 앓기 시작했다자리도 공기도 나의 손길도 싫었던...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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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번째 마스크 -시인 김현기
- 서로의 인간 사이를 잇는 웃음앵두인양 붉은 목젓을 드러내면서함박 웃음으로울창한 숲을 이루던 날들그 시간이 그립고 그리운 아침어찌 늘 좋은 봄만 보고 ...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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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롱불 -시인 김병래
- 언제나 그려보는 마음의 동반자흩어진 추억길을 다시 또 한 번옛날처럼 아롱지는 임의 자욱이세월 지난 오늘에 더 그려지네 언제나 생각나는 어릴적 길 친구...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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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상 -시인 정정임
- 닳아빠진 리어카 바퀴에 삶의 무게를 쏟아 내던 날굽은 허리 펴고 하늘을 본다 버려진 쓰레기가 보물이 되고그 보물이 삶의 전부가 되어위태로운 고개를 넘...
-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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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시인 이무천
- 5월은 아라비아 숫자로 사랑의 창고 여는 달 라일락향기에 얼큰한 배롱나무 수국 꽃 촌 아낙 몸짓에함박웃음 구경하던 프라타나스웃통 벗으면 인생사만큼 ...
-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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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처 -시인 정일남
- 신(神)이 안겨준 자리나는 여길 떠나지 않겠네나를 안아주는 따뜻한 자리달빛을 만지면 보드랍고산은 깊고 적막하네기화요초는 향기로우며구름은 솜털 같아...
-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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