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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시인 고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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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5-25 17: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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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눈을 뜨면

느껴지는 살아 있음의 떨림.

샛문으로 비집듯 들어오는 쪽 햇살은

잔뜩 찌푸린 내가 못마땅 하다는 듯

바람의 그림자를 만든다.

 

이마 위 한 올 머리카락을 살짜기 넘겨보다가

가슴에서 올라오는 울컥함이 무엇인지

‘동작 그만’

다시 침상에 누워 버린다.

 

몇 년 전 사고의 후유증이기 보다

하나씩 안으로 쌓여가는 세월의 골이 

상채기로 남아 아픔으로 각인되었는지 

온 몸을 스멀거리며 아침을 힘들게 한다.

 

마음자락에 생각의 파도가 일면

감은 눈자위가 파르르 떨리고

먼지 한 톨이 되어

세상을 떠돌다 사라지는 것

 

그 마음은 그대로 두고

오늘은 빈 듯한 충만으로 살아 보자꾸나

유난히 들썩거려도

늘 그대로 여기가 내 자리인 것을...

 

 

[시작노트]

늘 아침이면 가볍게 일어나던 때가 분명 있었건만

원치 않았던 사고로 하여 무거운 듯 힘이 든다.

쇠라도 녹여들 것 같았던 어제의 마음은 어디론가 숨어들고

앙다문 입술사이로 신음같은 소리가 새어나온다.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오늘도 또다른 삶의 떨림을 온몸으로 느껴보려는 듯 

글과의 씨름을 하고 있다. 내게 주어진 만큼 노력하고프다.

 

 

[고현숙시인 약력]

한국문인협회, 여성 시조협회. 시조시인협회 회원

현) 종합문예지 문학춘하추동 발행인

문학춘하추동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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