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눈을 뜨면
느껴지는 살아 있음의 떨림.
샛문으로 비집듯 들어오는 쪽 햇살은
잔뜩 찌푸린 내가 못마땅 하다는 듯
바람의 그림자를 만든다.
이마 위 한 올 머리카락을 살짜기 넘겨보다가
가슴에서 올라오는 울컥함이 무엇인지
‘동작 그만’
다시 침상에 누워 버린다.
몇 년 전 사고의 후유증이기 보다
하나씩 안으로 쌓여가는 세월의 골이
상채기로 남아 아픔으로 각인되었는지
온 몸을 스멀거리며 아침을 힘들게 한다.
마음자락에 생각의 파도가 일면
감은 눈자위가 파르르 떨리고
먼지 한 톨이 되어
세상을 떠돌다 사라지는 것
그 마음은 그대로 두고
오늘은 빈 듯한 충만으로 살아 보자꾸나
유난히 들썩거려도
늘 그대로 여기가 내 자리인 것을...
[시작노트]
늘 아침이면 가볍게 일어나던 때가 분명 있었건만
원치 않았던 사고로 하여 무거운 듯 힘이 든다.
쇠라도 녹여들 것 같았던 어제의 마음은 어디론가 숨어들고
앙다문 입술사이로 신음같은 소리가 새어나온다.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오늘도 또다른 삶의 떨림을 온몸으로 느껴보려는 듯
글과의 씨름을 하고 있다. 내게 주어진 만큼 노력하고프다.
[고현숙시인 약력]
한국문인협회, 여성 시조협회. 시조시인협회 회원
현) 종합문예지 문학춘하추동 발행인
문학춘하추동 출판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