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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싹을 냈다 -시인 윤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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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5-19 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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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이 들었나 보다

무덤덤하게

숨결 고르게 잠이나 자는 줄 알았는데

 

가슴에 무엇이 돋아난 것은

잠을 이루지 못할

무슨 생각이 있어서인가 보다

 

흙에 묻힌 고향 생각

둥글게 안아 재워주시던 

옛날 어머니 생각

 

그래서 몸 여기저기 뒤척이듯 돋아난 

그리움과 뉘우침 같은 싹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인가 보다

 

<시작 노트>

 마트에서 감자를 사노라면 살 때부터 고민이다. 또 싹이 나면 어쩌지? 하늘 보고 파래지면 어쩔까 싶어 냉장고에 넣어 두거나 검은 봉지에 넣기도 한다.

 비좁은 냉장고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잠깐 내 놓는다는 것이 그만 며칠을 검은 봉지 속에 두었겠다. 아뿔사, 감자의 눈에서 싹이 돋아나고 있다. 싹 난 감자는 못 먹는다고 눈 흘기다, 잠깐 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감자가 할 말이 있지는 않을까, 감자도 지난 날이 있지 않을까, 감자의 편을들어 보았다.

 

 

〔윤연옥시인 약력〕

저서 『쉬운 말이 그리워』 『옳거니 무릎을 치다』 등 4권.

인천시문화상(문학), 인천문학상, 에세이포레문학상, 인천펜문학상, 

 인천예총예술상 수상.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중앙대문인회 부회장. ‘에세이포레’ 편집자문위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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