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가 이른 여름 열고
시골아낙 웃음 같은 호박꽃
흐드러진 어느 날
먹구름 몰려와 용의 승천을 본다.
투명한 물줄기 닫힌 창문에 부딪혀
소리만 들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황소 떼 먼지바람을 듣는다
피할 수 없으면
같이 동거 하는 법
빗소리 들으며
빛바랜 앨범 속에서
커다란 호박잎 머리에 쓰고
하얀 발로 도랑물 찰방이던
옛 동무의 웃음 듣는다.
툇마루에 마주 앉아 도란거리던
어머니 소리 듣는다.
[심평자 시인 약력]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시인마을>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