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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시장의 혼돈... 거래소 업비트의 무더기 상폐,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
  • 김민규 기자
  • 등록 2021-06-22 1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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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카코인의 주관사 피카프로젝트가 상폐에 반발하며 민·형사상 소송 태세

암호화폐, 가상화폐, 코인 등으로 일컬어지는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제도권 진입을 위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심한 산통을 겪고 있다. 이른바 부실 코인들의 ‘솎아내기’로 통하는 상장폐지(상폐)를 놓고 소송전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거래 중단을 발표한 피카코인의 주관사 피카프로젝트가 상폐에 반발하며 민·형사상 소송에 나서겠다고 21일 밝혔다. 


업비트가 상장 당시 코인을 수수료처럼 요구하더니 6개월도 되지 않아 납득 못 할 이유로 상폐를 결정해버린 데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업비트는 피카프로젝트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역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피카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을 통해 미술품을 여러 사람이 공동 소유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다. 동원건설 손자이자 유명 큐레이터인 송자호 대표와 걸그룹 ‘카라’ 출신 박규리 등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암호화폐, 가상화폐, 코인 등으로 일컬어지는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제도권 진입을 위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심한 산통을 겪고 있다.(사진=포켓프레스 자료실)법정 화폐 중엔 원화로만 거래(코인원)되며 업비트엔 비트코인 시장에 지난 1월 상장했다. 상폐 예정일은 28일이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가상화폐 5종에 대해 기습적으로 원화 시장 상폐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8일엔 추가로 24종을 상폐한다고 공지했다.


피카프로젝트는 지난 20일 공지를 올려 “업비트 측의 일방적 행동에 부당함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업비트 상폐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피카프로젝트 측은 업비트의 부당한 행태로 크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 


상장 당시 코인 500만개를 상장 수수료와 비슷한 형식으로 요청해 받아가더니 6개월도 되지 않아 상폐를 결정한 점을 이해할 수 없고, 업비트가 밝힌 상폐 이유가 납득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 등이다.


업비트는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21일 “피카 프로젝트 측 주장에는 명백한 억측과 악의적인 허위사실이 존재한다”라는 취지의 공지 글을 전했다. 업비트는 피카프로젝트로부터 받은 코인은 투자자 이벤트용으로만 쓰고 나머지는 반납하게 되어 있어 상장 수수료는 절대 아니라고 설명했다.


피카프로젝트의 상폐 이유도 공개했다. 업비트는 “피카프로젝트는 최초 유통 계획의 2.7배에 달하는 디지털 자산을 유통했고, 최초 유통 계획과 달리 코인 5억개를 락업(매도 제한) 해제 후 발행하고 유통한 사실이 확인돼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카프로젝트측은 21일 업비트의 공지에 대한 재반박 자료를 내고 “업비트가 상장을 위한 자료와 함께 여러 요구사항을 요청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상장 조건에 마케팅 물량(업비트에 전송한 코인)이 포함됐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유통 물량에 대해서도 사용처 등을 적법하게 공지·공시하고 법무법인 자문도 받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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