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푸성귀 빨리 뜯어가라는 말씀에
열무 부추 상추 쑥갓 오이 가득 따 담고
비 맞아 잘 크는 소채 아주 많이 가져가라
빈손에서 어머니 피와 땀으로 장만한 땅
가족의 끼니 이어준 목숨 같은 텃밭으로
그리운 태반을 묻고 우직한 삶 걸어온다
유년 시절 옥수수밭 깜부기 따며 놀 때
수인선 협궤 열차 기적 울며 지나가고
어머니, 뒤돌아보면 느티나무로 서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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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분 시인 약력
- 199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 당선,
『한국시조』 신인상 당선
- 시조집 『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 『바람의 뼈를 읽다』 현대시조100인선 『블루 마운틴』 『돌아보면 다 꽃입니다』 『익명의 첫 숨』
- 시조시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수원문학작품상, 경기도문학상 본상, 올해의시조집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