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음력단상陰曆斷想 -시인 권 욱
  • 포켓프레스
  • 등록 2021-03-01 16:49:13

기사수정

음력은 언제나 조금씩 늦게 온다

추석도 설도 나이까지도

언제부터인가 음력은

넉넉하게 이익을 보는 느낌이다

앞지르지 않고 늦게 온다는 것은

하늘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있다는 것

해야 할 일 조금은 미루고

하고싶은 일을 해도 된다는 것


뒤쳐지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어도

늘 앞서 달린 것도 아니지만

마음 닫아 살아온 세월을 보상받는 느낌

동면의 겨울이 늦어져

초록의 봄이 가까워

사랑이든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이다


지친 풍상의 눈물딱지, 얼굴의 점부터 빼 주고

주고받아 깊이 박힌 가슴속 얼룩너울들 

음력의 느긋함으로 다림질한다면……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