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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의 꽃물이야기 -시인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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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2-25 08: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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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없는 무화과라고요?

몸 끝자락, 십자로 열린 틈새 

살포시 열고 들여다 보세요

쌀알처럼 오종종 몸 기대어 

슬픔을 나누는 꽃무리들

참고 참아내다 끝내 터져버린 눈물 

핏빛 진액을 토하는 중이지요

초경도 시작되지 않은 소녀로 끌려가

사각의 틀에 갇혀 쏟던 그 꽃물이야기

차마 입 밖으로 내어놓을 수 없어 

안에서 피우던 슬픈 무화과의 자화상이죠

벌 나비도 찾아들 수 없는 설움

이제야 열고 서러움 토하는 저 꽃무리

그 붉은 꽃송이마다 맺힌 슬픔

소녀상으로 세워져 전하고 있지만

진심어린 사과대신 철거 요구하는 뻔뻔함

차마 땅에 발을 내려놓을 수 없는 절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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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금 시인 약력]

월간 『시』 신인상으로 등단 (2015)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 순천 시사 21c 문화부 기자.

시집-『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외 공동시집 『맛있는 시집』 『부끄러움』 『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등. 

동서문학 맥심상(2014 시부문, 2016 수필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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