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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슬픔 -시인 손문자(孫文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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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1-27 17: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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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숲 비집고 날아든 빛톨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창틀 넘지 못하고 

담벼랑 넘어서서 서성입니다

 

나무의자에 앉아

몸 녹이던 눈보라

흥건한 허물만 벗어놓고

떠나가 버린 손님 같은 날입니다

 

앙상한 가지들 공중 흔들고

생각 한 개비 다 태워도

붉은 망각 그늘로 사라지고

손님맞이 할 준비 마쳤는데

눈길 한번 받지 못한 서러운 오후 

복수초 실눈 사이로 노란눈물이 납니다

 

숲에 가린 태양 삭아내려 

검어진 그림위에

백 년 전 겨울햇살 아직도 서성이고

초록 한 평 없는 공중에서 겨울새가 웁니다

싸늘한 달빛에 

파르르 떨려오는 전율 같은 둥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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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자 시인 약력]

경남 거제시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4 문학 21 시 등단. 2016 자유문학 민조시 신인상.

한국 문인협회 한국문학관 건립의원, P.E.N 한국본부 복지의원, 한국문인협회 서울지회 이사, 성동문인협회 이사, 한국문학협회 이사 

이준열사 전국추모대전 우수상, 다산 문예 대전 특상 수상. 

시집 『공자(孔子)라도 공회전(空回轉)』 민조시집『무거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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