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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시인 임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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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1-1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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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향기를 버린 꽃이

가을바람 앞에서 머리채를 풀었다

여름 내 붉은 햇살

머물렀던 그 자리

능선을 타고 온 갈바람이

무심하게 훑고 지나가면

생채기로 남는 꽃들의 낙법 너머로

무성하게 흩어지는 풍문들

난기류 속을 뚫고 온 철새의 안부와

간이역을 떠나는 완행열차의 긴 꼬리

비릿한 시간의 접점, 그 경계에서

비로소 속눈썹을 내리는

치열했던 한 생의 기억이 내장된

풍경화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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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월 시인 약력]

1998년 《한국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 등 5권. 

경기시인상, 경기PEN문학 대상, 전영택문학상 등 수상. 

《한국시학》 편집주간, 한국문인협회·현대시인협회 이사, 경기PEN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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