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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에는 -시인 정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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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1-18 07: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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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갈 곳이 없어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철지난 꽃철을 흐뭇하게 그리워하는 사람은

추억의 낡은 외투깃을 세우고

눈덮힌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라

 

뿌드득 뿌드득 

구수하게 속삭이는 추억의 소리에

길 건너 광화문 옛 골목

허름한 유리문이 흔들리는 대폿집에서

혼술 한잔을 해보라

 

눈 오는 날에는

낡은 외투가 그렇게 애처롭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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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시인 약력] 

74년 <풀과 별>(이동주, 정완영)추천완료. 시집 <시는 꽃인가> <사랑> 외7권.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외 다수 수상. 부산시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역임. <4인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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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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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tain-smcho2021-01-20 22:19:15

    며칠 전 여기 하동에 눈이 내리다.
    정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
    귀한 시를 읽으며 '허름한 유리문이 흔들리는 대폿집에서 혼술 한 잔을' 못한 안타까움이 머리 깃을 스치기에 함께 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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