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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 -시인 장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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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1-05 07: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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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발자국

짓밟고 간 풀밭 위

살포시 언 땅에

서릿발 백발처럼 일어선다

 

혼자서 우는 아픔이

호박잎 늘어져 죽고

늙은 호박 음폭 페인 하늘 본다

 

쉼 없이 살 비비며

햇살 한 점 끌어 앉고

뼈가 시린 그리움

 

시간을 견디어 온 과정도

파문으로 밀려오는 빛바랜 그림자

벼랑 끝에 천등오리

삶의 여백 때문일까

 

아버지

손등처럼 갈라져

늦가을 문턱에서 이리 저리

굴러다니며 세월을 슬퍼한다

 

  

[장경옥 시인 약력]

수원 출생. 월간<국보문학> 시 신인상 등단.

한국 경기 시인 협회 회원, 수원 문인협회 회원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재능기부. 중앙도서관 행복한 글쓰기 회장.

시집 <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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