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발자국
짓밟고 간 풀밭 위
살포시 언 땅에
서릿발 백발처럼 일어선다
혼자서 우는 아픔이
호박잎 늘어져 죽고
늙은 호박 음폭 페인 하늘 본다
쉼 없이 살 비비며
햇살 한 점 끌어 앉고
뼈가 시린 그리움
시간을 견디어 온 과정도
파문으로 밀려오는 빛바랜 그림자
벼랑 끝에 천등오리
삶의 여백 때문일까
아버지
손등처럼 갈라져
늦가을 문턱에서 이리 저리
굴러다니며 세월을 슬퍼한다
[장경옥 시인 약력]
수원 출생. 월간<국보문학> 시 신인상 등단.
한국 경기 시인 협회 회원, 수원 문인협회 회원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재능기부. 중앙도서관 행복한 글쓰기 회장.
시집 <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