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삼킨 구름이
밤새 바람으로 휘돌더니
아침엔 긴 흐느낌이다
기억조차 하얗게 가물거리는 겨울 장막
그 깊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봄비 흩뿌려 잠든 것들을 깨운다
각질로 일어나는 지난 시간들의 흔적
하얀 안개비로 흩어져 가물거리면
그 틈새 놓칠세라 스며드는 빗물에
굳게 닫은 빗장 스르르 연다
꿈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를 갈망하며
가지 틈새에 숨겨둔 촉들
물관 따라 흘러들어온 봄비를 홀짝거렸을까?
비 개인 뒷산 연초록 이파리가 선연하면
한 자락 뒷산 바람 창으로 불어와
봄물 오른 상큼한 봄을 전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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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금 시인 약력]
『see』 월간지 추천시인상으로 등단 (2015)
현) 순천 시사 21c 사회부 기자,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
시집; 서울시인협회 앤솔로지 - 『맛있는 시집』, 『부끄러움』 (공동 시집)
순천시인학교 동인지(2017) 『밥은 묵었느냐 몸은 괜찮냐』 첫 시집 (2020)
프런트 타임즈 문학상 가작 수상 (1회), 제 10회 ‘동서커피문학상’ 시 부문 ‘맥심상’
제 12회 ‘동서커피문학상’ 수필 부문 ‘맥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