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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처럼 지고 싶다 -시인 최규학
  • 시인 최규학
  • 등록 2019-11-27 06:07:22
  • 수정 2019-11-27 0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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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처럼 지고 싶다/ 환장할 봄날 내가 시든다면/ 아린 자식 남겨 두고/ 미련 없이 떨어지는 살구꽃처럼/ 분홍빛 향기를 남기며 사라지고 싶다

나는 꽃처럼 지고 싶다/ 미칠 것 같은 여름날 내가 시든다면/ 소나기 한 줄기 뿌려 주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구름 꽃처럼/ 일곱 빛깔 무지개를 남기며 사라지고 싶다

나는 꽃처럼 지고 싶다/ 억울한 가을날 내가 시든다면/ 나무의 겨울을 위하여 기도하다가/ 빨간 불꽃으로 타 버리는 단풍 꽃처럼/ 울긋불긋 여운을 남기며 사라지고 싶다

나는 꽃처럼 지고 싶다/ 사무치는 겨울날 내가 시든다면/ 눈도 삐뚤 코도 삐뚤 눈사람 되었다가/ 따뜻한 사랑에 사르르 녹는 눈꽃처럼/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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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학 시인 약력>
부여 출생. <창조문학> 등단. 지리학박사.
(전) 부여고등학교 교장.
시집 : 꽃의 노래 / 이 밖에 지리교육 관련 저서 다수.
현재 : 한국문인협회 부여지부 사무국장,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문학생활화위원회 위원,
       21C 부여신문, 서천신문, 공주금강뉴스 칼럼위원
       한국교원대학교를 비롯한 다수 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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