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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과 검찰 정면 충돌
  • 박철진 기자
  • 등록 2019-09-26 21:05:04
  • 수정 2019-09-26 21: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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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조 장관 탄핵추진

조국 법무부 장관과 검찰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조 장관은 자택을 압수수색하려던 검사와의 통화에서 “(아내가) 지금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압수수색을) 해달라고 부탁만 했다”는 해명에 대해 검찰이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제 국민들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조국씨는 그만 내려 오너라”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뉴스1 제공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조 장관은 압수수색을 하는 검사와 직접 통화했다고 인정했다. 이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을 통해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을 할 때 검사에게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있다”고 답했다.
‘왜 통화했냐?’는 질문에 조 장관은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왔다, 압수수색 당했다고. 그래서 지금 상태가 좀 안 좋으니까 차분히 해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는 했다”며 “검사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검사 수사팀장하고 전화를 했다는 사실, 이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이 지난 23일 통화한 검사는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부부장검사다. 검찰에 따르면 조 장관은 검사와의 통화에서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법무부는 “조 장관이 ’(배우자가) 놀라지 않게 압수수색을 진행해달라‘고 말한 것이 전부다”는 해명을 내놨다.

검찰에 따르면 조 장관과 통화한 압수수색 담당 검사는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하고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검사와 수사관은 이미 자택에 들어와서 변호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집행하지 않고 변호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에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조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장관과 통화를 하던 정 교수는 누구라는 말도 없이 휴대전화를 검사에게 건넸다고 한다.
조 장관은 전화를 건네받은 검사에게 “법무부 장관입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아내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니 압수수색을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고 한다. 이 검사는 반사적으로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조 장관의 거듭된 말에 “절차에 따라 신속히 하겠다”고 응대했다. 그는 조 장관과의 통화가 부적절하다고 느꼈지만 그에 대한 항변은 하지 못 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5분 통화를 했다”며 “119 얘기를 하며 건강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측은 “압수수색이 시작된 후 변호인이 영장을 확인 중에 있었고 배우자가 옆에 있다가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배우자가 남편인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건강이 너무 염려돼 남편으로서 말한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시작도 전이라 변호인도 없었고 정 교수가 쓰러져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이 압수수색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한 것에 대해서는 대검찰청 차원에서도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 장관이 검사와) 전화 통화를 해서 ‘잘해달라’ 한 것은 명백한 수사 개입이다. 명백한 외압으로 직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 장관의 통화는) 직무를 행하면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명백한 탄핵 사유다. 우리 당은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고발 추진하고, 탄핵소추 또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조 장관 탄핵을 추진키로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견문을 내고 “현직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현장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차분하게 해달라, 배려를 해달라’고 하는 것은 부탁이 아니라 부당한 요구”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더는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지 말고 조국 피의자 장관을 즉각 해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홍 전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이 압수수색중인 검사에게 전화를 해 사실상 압력을 넣었는데 이에 당당히 대처한 검사를 보니 조국 수사는 이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 검사 검찰총장감이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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