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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 구석에 -시인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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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3-16 06: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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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는

 날지 못하는 깃털이

 빙하를 녹이려고 흘리는 

 눈물이 있다

 

 몇 백 광년 속에 

 말갛게 켜두고 싶은 

 밀랍으로 만든 마지막 

 섬광이 숨어있고

 

 지아비 살리려고

 낡은 대바구니에 젖줄 묶어

 사막을 횡단하던 

 붉은 땀도 매달려 있다

 

 엉킨 실타래가 쌓인 

 종탑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종소리가

 귀를 열게 하는 그곳

 

 

[시작 노트]

사람마다 가자의 가슴속에는 수많은 사연과 일상의 모습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새처럼 좌절된 사연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태양처럼 황홀하게 빛나는 영웅들의 이야기, 가슴 한구석으로 밀려버린 용기 없는 민초들의 모습과 그들의 아우성, 몇 백 년 지난 옛 이야기 등 사람들이 듣고 보고 익혀온 삶의 모습들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면서 때로는 희망으로 혹은 가슴 아픈 절망의 모습으로 되살아 나기도 한다.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리라.

 “엉킨 실타래가 쌓인/ 종탑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종소리가/ 귀를 열게 하는 그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만나리라.

 

 

[김정숙시인 약력]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이사, 부산시인협회 이사, 부산여류시인협회·부산남구문인협회 회원으로 부산문단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시낭송 등 종합예술단체인 시사위문화예술인협회 초대회장, 부산아시아공동체학교 음악 주임교사, 예향음악학원 원장, 부산음악학원연합회 회장, 학원총연합회부산지회 예술부회장 역임. 

 시집 『詩가 흐르는 江』(2013년) 등, 부산문학상 우수상(2014년), 백련낭송문학상 대상(2017년), 시사위문화예술인상 대상(2020년) 등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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