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에 얹힌 눈송이들,
어디론가 흘러가는 물살 위로 살랑이는 봄바람,
날 반겨 꼬리를 하염없이 흔드는
우리 집 강아지 초롱이의 조그만 눈 코 입,
앞마당에 핀 여름의 참나리꽃,
어머니가 외출했다 돌아오실 때
한복의 서늘한 기운,
매화,
주홍색 천,
무대에서 춤추며 듣는 육자배기
그리고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의 숨결
<시작 노트>
내가 허물어질 때 내 손을 잡아주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어머니의 체취 같은 것일 수도 있고, 마지막 연인의 마지막 숨결일 수도 있으며, 외출한 어머니 한복의 서늘한 기운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을 그러쥐고 가는 내 가슴은 따뜻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포도주 한 잔을 마신 듯 행복해진다.
<원가람시인 약력>
전북 고창 출생. 《문학과 창작》 으로 등단. 시집 『별이 내려왔네』
용인대학교 무용과 졸업.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무용과 수료.
원광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 졸업.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이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