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서 우아한 속삭임이 들린다
겨우내 눈 속에서 꼭 잡았던 손을 놓고
복수초가 노랗게 해산하면
너도 나도
들썩이며 어깨춤 춘다
꽃망울을 매단 매화
상처 하나 없이 환하게
태양을 느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 일구겠다는
일념 하나로
긴 겨울 이겨낸 민초들
광화문광장에서
청계천 물살에 기댄
봄은 섬세한 혁명이다
<시작노트>
식물들도 꿈을 꿀까. 꽃이 필 때 꿈을 이루는 것일까.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새로운 일념 하나로 긴 겨울을 견딘다. 봄꽃이 피는 날, 가슴에도 한아름 꽃이 피어난다. 봄꽃 위에 살포시 다가가 희망을 얹어 놓는다. 꿈의 닻이 올라가는 하루하루 오래된 믿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난다. 시 쓰는 일, 시와 친해지는 일,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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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21》 등단.
시집 《노래하는 삶》《순간포착》《맞닿는 평행선》《두꺼비집》《아침햇살》 등. 영역 시집 《FOR YOU 너를 위해》 등. 시문학상, 사임당문학상, 서초문학상, 정과정문학상 대상 등 수상. 한국문인협회 사무처장 역임, <월간문학>, <계절문학> 편집국장 역임. 계간문예 편집주간, 한국문학발전포럼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