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가슴 불보다 뜨거워
부르르 어깨 떨다가
울컥 토해낸 나무의 꿈
눈물 드센 검버섯 핀 가지마다
환희에 찬 섬광이 일어난다
신비로운 미풍에 불길 확확 일어
가슴팍에 뛰어오르는 꽃불
생의 중력을 잊게 하는
영혼이 깃든 언어를 가졌나 보다
뜨거운 것이 끓어
존엄을 차려입은 저 나무의 쪽빛 문장 같은
언제 내 영혼에 속잎이 자라
아리따운 봉오리 빼어 올릴까
새해 새봄 새 소원
쫑긋이 물고 온 꽁지가 긴
새 한 마리
포로롱 깃든다
⟦시작노트⟧
봄이 와서 속없이 꽃이 또 피었습니다.
나무의 영혼에서 갓 꺼낸 따끈따끈한 말을 봅니다. 우리가 너무 써서 닳아버린 말들 다 떼어버리고 흥겹고 춤추고 노래하고 지저귀는 말들을 봅니다.
은유된 언술같이.
⟦도경회 시인 약력⟧
2002년 계간《시의 나라》 등단.
시집으로 『노래의 빛』 『외나무다리 저편』『말을 걸었다』『데카브리스트의 편지』등이 있음.
<셋 동인> 진주보건대학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