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사로잡히다
내 젊은 꿈은 쓸모없는 휴지처럼 구겨버리고
그래도 좋았다
새 사랑에 사로잡히다.
내가 잡으려던 것을 놓아 버리니
이제야 가벼워졌다
내 앞에 남은 날들의 무게가
낯선 행복이 나를 둘러싼다.
보이지 않았던 그분의 사랑이
내 눈에 분명히 보이던 어느 날
사랑에 사로잡히다
그날 나는 자식 같은 종이 되었다
그 희고 붉은 그분의 사랑에
종이 되었다
[詩作 노트]
재물욕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살던 30대 초반의 어리석은 청년이 철이 들었다.
교만하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오던 그 청년이 창조주 앞에 무릎 꿇고 자기의 치밀한 꿈을 내려놓은 그날을 기념하고 싶었다.
여전히 같은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래도 이제는 여유롭게 몸과 영혼에 살도 오르고
그분의 행복한 노예가 된 그 날을 오래오래 기념하며 살고 싶다.
[이성운(李 性 雲)시인 약력]
1961년 서울 출생. 대한예수교침례회 서귀포교회, 해운대교회, 부안교회 담임목사 역임
현 홍천교회 담임 목사
저서: 시집 ‘빨간약’ 도서출판 ‘푸른별’ 2009년 12월 25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