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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시인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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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1-15 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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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홀로 졸고 있는

빈 들판

 

뼈마디 드러난 자리

이제야 옆이 보이고

하늘도 보인다

 

가끔은 

떠나보낸 그리움이 치밀어 올라

가슴이 아린다

 

찬 바람에 파고드는 외로움을 

안으로 삭이며

조금씩 나를 비워간다

 

늘어가는 나이테에 빈속을 다독인다

낮아진 하늘을 받치고 서면

봄은 어김없이 또 그렇게 찾아오겠지

 

 

[시작노트]

 빛이 바랜 누런 벌판이 겨울을 품고 있다

잎이 떨어져 가지만 남은 나무 사이로 

하늘이 드러난다. 

인생의 겨울 앞에 이제사 조금씩 나를 비워간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를 비워가며 채워가는 걸게다.

아직 희망을 내려놓기는 이르다.

새잎이 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봄을 기다리며

겨울나무는 그렇게 모진 날들을 견디고 있다

 

 

[조은미시인 약력]

2013년 한국현대시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구연문화위원회 위원,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계간문예 이사,

한국문협 광진지부 감사.

저서: ≪억새, 아침을 열다 ≫, ≪쉼, 그 언저리 ≫, ≪음악분수≫ 외 

수상: 계간문예 상상탐구 작가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상(시 부문),

 영랑문학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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