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가득 별이 깨알같이 박여
반짝이고 있었다
문 밖에 하얀 아기 토끼 한 마리
오들바들 떨고 있어
품에 안아 방 안에 들여놓았다
계묘년癸卯年 섣달그믐 밤이었다
푸른 용이 동녘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다.
* 2024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靑龍]의 해.
<시작 노트>
나이 들어 꾸는 꿈은 대부분 지나간 시절에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며칠 전 생애 처음으로 이상한 꿈을 꾸었다. 하늘이 온통 별로
꽉 차 반짝이고 있었다. 별들이 깨알처럼 박여 빈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 밖을 보니 아주 작은 하얀 토끼가 바들바들 오들오들 떨고 있어 얼른
안아서 방 안에 놓아 주었다. 2023 계묘년 토끼해가 저물고 오는 해는
푸른 용의 해이니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청룡의 기운이 샘솟기를
기원해 본다.
<홍해리시인 약력>
* 1969년 시집『투망도投網圖』로 등단.
* 시집으로『황금감옥』『비밀』『독종毒種』『금강초롱』『정곡론』외 다수와
* 시선집으로 『洪海里 詩選』『시인이여 詩人이여』『홍해리는 어디 있는가』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