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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마을 -시인 임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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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12-22 1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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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워

외로운 날은

겨울 숲에 가자

 

슬퍼하지 않고

눈빛 정겹게 주고 받는

나무들의 마을,

겨울 숲에 가자

 

사람이 그리워

어쩌다 서러운 날은

겨울 숲에 가자

 

미워하지 않고

가슴 따스하게 열어 놓는

나무들의 마을,

겨울 숲으로 가자

 

바람이 불면 어떠리,

눈 내리면 더욱 좋아라

 

 

나무들의 마을에서

바람은 여장을 풀고

그리움처럼

나무들의 가슴마다 쌓이는

눈꽃의 향기

 

아아, 사람 그리워

행복한 날은

겨울 숲에 가자

 

서로서로 끌어안고

어깨를 감싸주며

봄을 기다리는 나무들의 마을,

겨울 숲으로 가자.

 

<시작노트>

 겨울은 思惟의 계절이다. 사람만이 아니다. 나무들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겨울 숲에 가면 묵상하는 나무들의 모습이 마치 순례자처럼 경건하다. 눈 내리는 날은 더욱 그러하다.

 冬至가 지나면 낮이 점점 길어진다. 숲길을 걸어오는 봄의 소리가 들린다.

 

 

<임병호 시인 약력>

 경기도 수원 출생. 

 시집 『幻生』 (1975), 『강』 (2022), 『거룩한 선물』(2023.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4인합동 시집) 등 27권. 

 수원시인협회 초대 회장. 기전(畿甸)향토문화연구회 회장. 국제PEN 한국본부 34. 35대 부이사장, 중앙대문인회 부회장 역임. 

 현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문예지 《한국시학》 발행인. 한국문인협회 ·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4인시> 동인.

 제1회 경기도 인간상록수상 문학부문, 제1회 수원시문화상, 제1회 올해의 경기문학인상, 제1회 한국문인상, 제14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문학부문 대상, 제1회 백봉문학상, 제2회 세계평화문화 대상(수상시집 「적군묘지」), 제21회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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