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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시인 강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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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12-03 1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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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시간을 보려고

사람들은 시계를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의 길을 보려고

늙은 사냥꾼은

순록의 가슴 털을 공중에 뿌렸다

 

사람들은 또

들을 수 없고 맡을 수 없는 것을

맛보기 위해

 

숫자들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러자 어느 날

神은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천지를

하얀 천으로 덮어버렸다

 

<시작노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싸움이다. 그러나 충돌하고 기생하더라도, 그 끝에는 공생하고 상생하는 방법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현미경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방사성 피폭수치는 디지털 숫자가 알려준다. 우리사회도 어느덧 보이지 않는 경계가 무너지기도 하고 새로운 담이 쌓이기도 한다. 근원의 경계에서, 그것들을 뒤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강서일시인 약력>

1991년 『자유문학』시,『문학과 의식』평론 등단

시집 : 『고양이 액체설』등등

수상 : 한국시문학상, 미당시맥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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