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자다가 총탄 소리에 폭발음에
놀라 깨어난 가자 지구의 아이들아
세상은 고苦다
싯다르타라는 분이 말했단다
얘들아!
엄마 아빠한테 맞아서
온몸이 시퍼렇게 멍든 대한민국의 아이들아*
세상은 죄罪다
그리스도라는 분이 말했단다
얘들아!
두 사람이 사랑해 너희가 태어났는데
사랑받고 싶었을 따름인데
괴롭기만 하다면 아프기만 하다면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더라면
사람들아!
죽어가는 노인을 보고
중생구제의 길을 간 인도인이 있었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
죽었다 부활한 유대인이 있었다
붓다여! 주여!
공포 속에서 지금 아이들이……
학대받으며 지금 아이들이……
울고 있습니다 울부짖고 있습니다
두 분, 아이들과 같이 흐느끼고 계시겠지요
<시작 노트>
보건복지부는 2023년 8월 31일 ‘2022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신고접수 및 학대판단은 4만 6,103건으로 지난해 대비 14.5% 감소했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 7,971건으로 지난해 대비 25.6% 감소했다. 학대행위자는 부모가 2만 3,119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중 82.7%를 차지했고, 학대 장소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2만 2,738건(81.3%)으로 가장 높았다. 학대로 인한 사망은 50명으로, 2세 이하(36개월 미만)가 28명(56%)이었고, 사망 원인별 특징으로는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 14명, 화장실 등에서 출생 후 사망이 5명이었다. 오 주여! 오 부처님!
<이승하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생애를 낭송하다』 『예수ㆍ폭력』 『사람 사막』 등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 등
현재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