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뿐해진다
바람 때문에 쓸쓸하지만
몸이 가뿐해진다
땀 흘려 알알이 맺힌 열매들이
가지가 휘도록 무거워
뚝뚝 떨어지는
시간
낮게 엎드려
세상마음을 비우니
괴로움도 외로움도 서러움도 바람처럼
가뿐해진다
[시작노트]
봄 여름 열심히 살았다. 인생도 그러하다. 요즈음 어려운 사람들이나 사회를 위하여 땀 흘려 모은 재산을 기부하는 소식이 쉼 없이 들린다. 마음의 그릇을 비우는 것이다. 나뭇가지에 알알이 맺힌 열매를 거두듯이 인생도 짊어진 짐을 비어있는 곳에 부리는 계절이다. 지혜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복음을 믿고 가뿐한 영혼으로 데려감을 기다리고 있다.
<정순영시인 약력>
하동출생. 1974년 <풀과 별> 추천완료. 시집; “시는 꽃인가”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조선 징소리” “사랑” 외 7권. 부산시인협회 회장,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등 역임.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한국문예대상, 월강문학부산시장상 외 다수 수상. <4인시> <셋>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