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이렇게 켜켜이 먼지를 쌓는 일
지치지 않고 쌓이는 낙엽을 쓰는 청소부
장작불에 그을린 화로의 검댕이 닦아내는
시꺼먼 목장갑의 아주머니 손처럼
꿈꾸는 새날은
닿지 못할 시림으로 더욱 푸른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푸르기에
조금만 더 하자
조금만 더 할께라며
살얼음 걷다 지친
어깨 두드리며
행복을 깨우는 일
따스함으로
추워도 얼지 못할 따스함으로
오늘을 닦고 또 닦으리
어쩌면 내게 남은
마지막 길인 듯
[시작 노트]
지금 내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은 하기 싫고 귀찮거나 더럽게 여겨지는 일들을 묵묵히 하시는 분들 덕분이다. 삶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게을러지지 않도록 육체나 정신적으로 나를 닦고 또 닦는 일이다. 빛나지는 않지만 나로 인해 주변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정성으로 오늘을 닦고 또 닦아야겠다.
[김미외시인 약력]
2002 <예술세계> 등단. 청시시인회 회장.
수상; 철도문학상 우수상(시), 백산전국여성백일장 최우수상(시), 동서문학상 맥심상 (수필) 외 다수
시집: 『둥근 세상의 춤을 추겠습니다』『동백꽃 저리 곱게 피었잖아』『기억나무에 남아있는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