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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인 강달수
  • 포켓프레스
  • 등록 2023-10-11 17: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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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잎들을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였다가

낙엽으로 사정없이 떨구어버리는 가을은

 

귀뚜라미도 아닌 현대인들을

세상이란 병 속에서 

핀셋으로 쑥 꺼내어

 

도마뱀이 득실거리는 

항아리 속으로

확 집어 던져버린다

 

<시작 노트>

세월이 흐를수록 각박해지고 티끌처럼 어지러운 세상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빈부격차의 골은 더욱 깊게 패인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힘 있는 자와 약한 자, 진보와 보수! 이 어정쩡한 이분법이 인간을 더욱 비인간적이게 만들고 충격과 혼란에 빠뜨린다. 현대인들은 각기 저마다 갈기를 세우고 맹수처럼 울부짖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비정한 가을처럼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훈훈하고 둥글둥글한 것이 필요하고, 사람 냄새가 그리운 시대이다. 

 


<강달수 약력>

97년 <심상> 등단. 부산시인협회 부이사장 · 한국펜본부 부산지역 부회장 역임

김민부문학상 운영위원장. 시집 : 『라스팔마스의 푸른 태양』 『몰디브로 간 푸른 낙타』

 『달항아리의 푸른 눈동자』 『쇠박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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