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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머리의 오감각 -시인 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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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9-30 2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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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톱머리 바닷길을 걸으며

파도와 바람과 해송의 노래를 듣는다

순하디 순한 전라도 사람

뿌사리 웃음소리 듣는다

간밤에 쓴 물결의 필체를 읽는다

해독할 수 없는 밀물의 감정 

이제 마악 사랑을 시작한 밀물, 

물꽃의 은유를 본다

휘어진 소나무와 파도의

닿을 듯 말 듯한 당김의 각도 

짭조름한 갯것을 찾아 입질하는

하얀 공복의 갈매기들

톱머리 바닷길 걸으면

소나무 그림자, 모래갯벌에

갈맷빛 치마폭을 펼치고

약속시간에 갈까 가지말까

흔들리는 마음, 윤슬처럼 빛난다

 

 

[시작노트]

올 여름 고향에 있는 톱머리 바닷가에서 숙박한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솔밭 길을 걸으면서 해풍과 잔잔한 파도소리가 참 새롭게 느껴진다. 휘어진 소나무와 파도소리 들으며 산책하는 길, 온몸으로 톱머리 바닷가의 오감각을 느껴본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안군에 군사공항이 이전되는 걸 결사반대한다.

 

[강현주시인 약력]

2011 <열린시학> 등단. 열린시학, 무안문인협회, 전남시인협회 회원

한국카톨릭문인회 회원. 저서-달팽이의 별, 붉은 아가미, 아직 꽃물, 아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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