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에 단비 내리는 아침 

 내가 그리워 

 관념의 우산을 쓰고 

 나를 찾아 길을 나섰다 

 자이 아파트 단지 울타리에 

 무성하던 조팝꽃이 눈물처럼 지고 

 대신 덩굴장미 무리가 만개하여 

 웃고 있는 계절을 걸어 

 나를 향하나 

 나는 보이지 않고 

 비보라 속에 이념만 서 있다

[시작노트]

{이데아란; 플라톤 철학에 따르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이 이데아를 본뜬 것이라는 이론. 이른바 보편자. 플라톤에 따르면 물질적인 사물은 이데아에 비하면 그림자나 다름없다.} 고 배웠을 때부터, 언제나 화두처럼 내 생에 맴돌았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을 정리해 봤으나, 스스로 아직 불만족이다. 

[김인권시인 약력]

2005년 월간<창조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신문, 잡지. 동인지...등에 많은 기고. 시집 일곱 권 출간. 국제펜클럽 회원. 부산 시인협회 회원. 부산 불문협 회원. ‘한다사’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