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탁의 두터운 외투를 입은 사람의 그림자는 흐릿하다
그러나
아무리 거짓을 껴입어도
해밝은 햇살이 비추이면
개
뱀
승냥이의
속셈그림자는 또렷하게 드러난다
하늘같이 착하고 어리석은 백성들이 적이 굽어보고 있으니
[시작노트]
세상 것들이 괴롭고 아파서 맨발로 황토숲길을 걸으며 녹음이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눈부시게 비추시는 하늘빛에 더렵혀진 생각을 씻는다. 감언이설과 거짓말선동으로 아무리 감추어도 모리배들의 개 뱀 승냥이 그림자는 하나 둘 선명하게 드러난다. 현혹당한 백성들이 하나 둘 깨어나 하늘처럼 굽어보고 있다. 그러려니 하지만 울화의 안개가 가볍게 사라지지 않는다.
[정순영시인 약력]
74년 시전문지<풀과 별> 추천완료 등단. 시집 <시는 꽃인가> <사랑> 외7권. 부산문학상, 봉생문화상, 한국시학상, 현대문학 100주년기념문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외 다수 수상. 부산시인협회 회장, 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역임. <4인시>동인. <셋>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