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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 -시인 송낙현
  • 포켓프레스
  • 등록 2023-08-28 15: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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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철, 승용차를 타고 

  •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시도 때도 

없이 장대비가 폭포처럼 쏟아지다가 

그치고 쏟아지다가 그치고를 반복한다

 

비가 쏟아지면 와이퍼가 쉴 새 없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앞길을 열어준다

빗발이 세게 퍼부으면 더 힘차게 

더 빠르게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길을 보이게, 유리창을

닦아주는 와이퍼 참으로 고맙다

 

우리 인생도 가끔은 역경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와이퍼 같은 그런 

고마운 분을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와이퍼 같은 그런 분이

곁에 있다면…

 

 

[시작노트]

여름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7월 중순 이후로 전국 곳곳에 

수시로 폭우가 쏟아지고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되도록 외출을 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꼭 가야 할 곳은 가 봐야 한다. 

승용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느닷없이 장대비를 만나 

앞이 보이지 않아 쩔쩔맬 때가 있다. 그럴 땐 구세주처럼 

와이퍼가 재빨리 가동되어 빗물을 양옆으로 걷어 내어 앞길을 

열어 준다. 세찬 비가 내리면 더 열심히 움직여 위기를 몰아낸다. 

참으로 고맙다. 만약 와이퍼가 없다든지 고장이 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송낙현시인 약력> 

 1941년 군위 출생. 2011년 <예술세계>등단.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서울 남대문 경찰서장 역임. 녹조근정훈장 수상

 시집 : 『바람에 앉아』(2016) 『강물도 역사를 쓴다』(2020) 『안개 속에 떠오르는 해』(2022) 수상 : 제21회 영랑문학상 본상(2016) 제16회 시세계문학상 본상(2019) 

제4회 경맥문학상(2019) 제28회 순수문학상 대상(2020) 제20회 산문학상(2021)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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