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기 전에는
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꽃을 피우고 난 후에야
너의 존재를 알았다
너만의 생김새로 깜찍
너만의 색깔로 반짝
너만의 향기로 방긋
크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어둠 속의 작은 별처럼 예쁘다
삶이 서럽고 고달파도
일생에 한 번은
꼭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걸
풀꽃 너를 보고 알았다
.
.
.
(아직 피우지 못한
나만의 꽃을 피우리라)
<시작 노트> 길을 걷다 보면 이름 모를 풀들이 피운 꽃을 보게 된다. 잡초가 피운 꽃이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그 나름대로 아름답고 향기롭다. 길가에 옹기종기 모여서 두런두런 정을 나누는 듯하다. 풀은 씨앗을 맺기 위해 반드시 꽃을 피운다. 비록 초라한 삶이라도 일생에 한 번은 꼭 꽃을 피우는 거라고 속삭인다.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하재시인 약력]
충남 공주 출생. 월간『시사문단』 신인상, 월간 『시』 추천시인상,
월간 『한국산문』 수필 신인상. 시집 『허공에 그린 얼굴』
시사문단 작가협회, 문학의 봄 작가회, 서울시인협회 회원
서울 개인택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