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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잠 -시인 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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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8-23 09: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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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풀잎을 흔들어

풀잎의 잠을 깨우는 것은 바람이지만

풀잎을 흔들어

다시 잠을 깨우는 것은

그래, 때로는 달빛이거나

달빛 속으로 혼자 나는

새의 몸짓일 수도 있다

 

밤마다 풀잎을 흔들어

풀잎을 흔들어 다시 잠을 깨우는 것은

그래, 때로는 당신 가슴에

묻어둔 사랑이거나

그 사랑 때문에 내가 흘리는

눈물일 수도 있다

 

 

[시작 노트]

 우리 삶의 두 가지 요소는 ‘사랑’과 ‘고뇌’이다. 사랑이 없는 삶과 고뇌가 없는 삶 우리 삶의 두 가지 요소는 ‘사랑’과 ‘고뇌’이다. 사랑이 없는 삶과 고뇌가 없는 삶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우리 삶이 무의미하고 밋밋하겠는가. 사랑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은 활기가 넘치고, 고뇌가 있기 때문에 우리 삶은 긴장하며 살아간다.

 풀잎은 민초의 삶과 비유된다. 달빛 아래 교교히 하늘거리는 풀잎을 보라. 풀잎을 흔들어 풀잎의 잠을 깨우는 바람의 행적. 그것은 우리 생의 사랑과 고뇌를 연상하게 한다.

 

 

 [변종환시인 약력] 

 1967년 기획시집 『水平線 너머』(親學社) 상재, 문예지 『자유문학』 『문예연구』 등 작품활동. 현)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회장 · 한국바다문학회 회장 ·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제16대 회장, 부산시인협회 제10대 회장, 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이사, 부산예총 감사 등 역임 * 시집 『우리 어촌계장 박씨』『풀잎의 잠』『풀잎의 고요』『겨울 운주사에서』 등 8권 * 산문집 『餘滴』 등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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