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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산 은행나무 -시인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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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8-14 17: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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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들 때가

그 때였나 

내 눈앞도 노랗게 색칠된 세상 

 

후드득 눈물 쏟아내고 불러보니 

이미 늦어

가지 끝에는 늘 웃어도 

웃지 못한 얼굴 있었다

 

 

난 그 둘레를 재고

높이를 재 보다 

등을 대고 불러 본다

 

아빠,

아버지,

 

헤어지고 난 후에도 

백 년이 못 되었고

닳아버린 신발에서 뿌리가 나와

뻗을 때까지 난 그 위에서

뒹굴다 보니 나무보다 더 높이

떠오르더니 흔적이 없다

 

 

 

[시작노트]

충북 영동 천태산에 천태산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223호)가 있습니다

천년이 넘는 은행나무를 보면서 자식을 먹여 살리시느라 고생하시던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연상했습니다.

아버지 그 힘겨운 발과 몸을 은행나무를 보며 깊에 지탱하는 저 뿌리 아버지도 온 세상 고통 다 견딘 것처럼 사계절 무던히 견딘 천년의 세월을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은월 김혜숙시인 약력]

2013년 <서울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서울문학문인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차장 역임.

서울월간시인협회 현 사무처장

시집; [ 어쩌자고 꽃 ] [ 끝내 붊음에 젖다 ] [ 아득하고 멀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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