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속 속속들이
대차게 뚫는 매미소리
맴맴맴맴―――
소리의 폭포수 쏟아진다
내 몸
다 시원하다!
나도 살아가면서 저렇게
삶의 체증이 뚫리도록
마구 소리쳐 울어본 적 있긴 있었던가
[시작노트]
여름 한동안 귀를 파고드는 매미소리에 열중했다.
그때 나는 항상 우울해 있었고, 이유를 짚어낼 수 없는
답답한 가슴이었다. 하여 매미소리의 울림은 나에게 예사
로운 소리가 아니었다. 그 찢어지는 울음소리에 나도 함께
마구 소리쳐 울고 싶은, 그 여름날 내 가슴을 대신하던
시원한 무엇이었다.
[윤홍조시인 약력]
1996년 《현대시학》 등단.
부산작가상. 세계문학상 본상. 부산시인 작품상 수상.
《시와사상》 편집장. 편집기획위원 역임.
시집 『첫나들이』. 『푸른 배꼽』. 『웃음의 배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