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봉된 꽃잎이
울음처럼
팡,
터진다.
칠월
어느 밤
반지하방의
황달 든
노인,
목젖이
다 보이도록
입을 벌린 채
피어 있다.
달빛이
젖은 입을
보듬는다.
[시작노트]
어떠한 영토가 구성요소의 규칙을 고집하면 그 상태로 ‘고착화’된다. 영토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루하고 생기 없는 곳이 된다. 동일한 상황이 무한 반복된다. 이를 ‘영토화’라고 하는데 나는 이 영토화에서 탈주하기 위해 크레이티브 기획을 한다. 크리에이티브 기획은 탈영토화, 탈코드화의 작업이다. 일상을 같은 방식으로만 살도록 종요하는 중력을 거스르는 행위다. 같은 규칙만을 강요하는 동일성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이다. 나는 시를 쓸 때마다 이런 행위를 반복한다.
[약력]
2003년 《시문학》 등단.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시집 『그의 몸에 환하게 불을 켜고 싶다』, 시조집 『인삼반가사유상』 외 다수. 중앙대문학상, 조운문학상, 시선문학대상 등 수상. 작품 「북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각각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