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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봄 -시인 문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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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7-24 08: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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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치마가 옷장 문을 빼꼼 밀며 봄! 한다

 

그 소릴 들은 창밖 햇살이

실눈을 찡긋 윙클 하고

동쪽 끝 논두렁 개나리도 

노오란 입술을 뾰족이 내밀며 봄봄, 한다

우물가 버들강아지도 보송한 털을 살짝 일으키며

봄봄 봄, 한다

골목에는 아이 따라 

강아지 두 마리 꼬리치며 내닫고

 

저 엉큼한 바람 동백의 볼을 만지다 햇살에 쫓겨나고

언덕배기 나비 한 마리 요리조리 날더니 온 들판 

노랗게 유채꽃 활짝 피워 놓았다

 

내 안에도 나비 한 마리 날고 있다

 

  

[시작노트]

봄이 가고 여름이 온다. 붙들고 싶은 봄이다. 어느 장사가 있어 이 봄을 붙들 수 있다면 나는 그를 사랑하겠다. 확연히 구분되는 사계를 가진 우리나라에 사는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각각의 사계가 주는 맛과 향은 다르고 아름답지만 난 앳된 봄이 좋다. 봄은 희망을 꿈꿀 수 있어서도 좋다. 아, 너를, 내년을 기다려야 하겠네!

 

 

[문인선 시인 약력]

경성대시창작아카데미 주임교수. 한다사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중앙위원, 부산문협연수이사, 교육청연수원강사

전)평화방송목요시담당, 전국예술제시부분 대상, 실상문학작가상

백호낭송대상 외 다수, 시집 ‘천리향’ ‘날개돋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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