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
고운 얼굴로 다가선
우리는 아내와 남편이
됐지요
따뜻한 햇볕 쏟아지는 날
씨앗을 뿌리고 싹을 키운
텃밭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들은 탐스러운 모습이지요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린 먼 여행을 떠나고 없겠지요
그리움은
가을의 찾아오는 구름으로나
올 수 있을까
한 줄의 싯귀로 머물다가
훌쩍 비켜서는 짧은 삶이
아닌가
[시작노트]
그래요 어제가 2.30대 젊음을 분출하던 시절이였는데
벌써 70대가 훌쩍지나 팔십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아닌가
자유평화를 지키려 6.70년대에는 베트남 전선에서 방송 종군기자로
전쟁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슬픈 기사를 쓰지 않았던가
방송과 글 쓰기로 노를 저어 여기까지 왔는데 언젠가는 산자락에 묻혀 긴 잠을
자겠지요 미래세대를 위해 남은 열정을 쏟아 사람답게 사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해요
[홍중기시인 약력]
1973부터 월간방송(시)발표. 베트남 나트랑.사이공 방송국 근무(종군기자), mbc문화방송국 공채5기생입사. 1982년 시집(아기 걸음마) 방송사 최초에 시집 ‘패랭이 꽃은 언덕 위에 피고’.‘당신을 사랑하고 죽습니다’ 등
경향신문 레이디경향 연기자 인물 칼럼, 한국일보 주간한국 방송칼럼 다년간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