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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 -시인 임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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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6-20 16: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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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누에 뽕 먹는 소리

귀 속 간지러움 그치질 않더니

더위에 지쳐 잠들던 날 온 손님

적셔 주기도 하고

달래 주기도 하는

하늘이 준 무상의 선물

창문을 여니 젖어드네요

 

누구에게나 공정한 선물

물어볼 필요 없이 다 알아서

쏟아주고 불어주고 씻어주는

자연이 선물하는 상 없는 보시

내리는 것이 아니라 품는 것이요

버리는 것이 아니라 씻는 기운이라

 

땅을 산을 마음을 적시며

뜨거운 밤을 식히며 우네

우린 누굴 적시우며 울까

여름비와 여히 덕의 꽃으로

그대들을 적시리다.

 

 

<시작 노트>

화선지에 먹물과 물감을 휘두르며 웃었다 울었다

원고지에 시로 수필로 일상을 쏟으며 모든 욕심 턱 내려놓고 일상의 어두운 면을

어찌 그리 곱게도 보내던 세월이였나 강은 물줄기 하나라도 함부로 하지 않고 다 모았기 때문에 깊은 강이 될 수 있었다 하지 않던가.

내 또한 글과 그림으로 서정을 다독이며 모아 놓았기에 아! 참 아름다운 삶이었어하고 깊은 강이 되어 세월을 흘러갈 수 있었지 않았나한다. 그리고 또 하나 복 중에 인연 복이 최고라 하지 않던가, 예술을 사랑하던 인연들과 같이 나이 들어감은 숙성된 음식과 무엇이 다르던가.

맛도 좋고 빛깔도 곱지 않던가. 잘 물든 단풍은 봄 꽃 보다 아름답게 시를 낳으며

지금 여기 이렇게 행복하고 삶 또한 여름비처럼 시원하다.

 

[임선영시인 약력]

2003년 월간<문학공간> 신인상 등단. 시집 ‘뉘시오니까’ ‘그대가 날 부른다면’외 다수.

원불교문인회장, 청시동인회장. 한국시원 운영이사. 한국문협홍보위원. 국제pen한국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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