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나 줘
간섭하지 마
관심 꺼줘
자동차가 지나가고
구둣발에 짓밟혀도
절대 도망치지 않을 거야
맞서 싸울 거야
고통이 잦아들수록
더 강해질 거야
땅바닥 기면서
기회를 엿보면서
다 이겨낼 거야
꽃피우고 말 거야
짓밟으면 짓밟을수록
더 빳빳이 고개 쳐들 거야
관심 가지지 마
만지지도 마
화를 내며 씩씩거리는
길가 질경이
[詩作노트]
6월이 되면 질경이가 꽃 핀다. 밟히고 찢겨도 고통을 참아가며
빳빳이 꽃잎을 일으켜 세우는 질경이처럼 나 역시 평생 시인의 자리를 지키며 버텨왔다.
"다 이겨낼 거야! 꽃피우고 말 거야!" 짓밟히면 짓밟힐수록 고개를 쳐들고
도망치지 않고 씩씩거리며 질경이 같은 시꽃 하나 끝내 피워내려고 한다.
[이새별시인 약력]
-1989년 '詩와 意識'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태양 아래 새것은 없다', '숯이 된 희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