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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시인 이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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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6-20 16: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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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나 줘

간섭하지 마

관심 꺼줘

 

자동차가 지나가고

구둣발에 짓밟혀도

절대 도망치지 않을 거야

 

맞서 싸울 거야

고통이 잦아들수록

더 강해질 거야

 

땅바닥 기면서

기회를 엿보면서

다 이겨낼 거야

 

꽃피우고 말 거야

짓밟으면 짓밟을수록

더 빳빳이 고개 쳐들 거야

 

관심 가지지 마

만지지도 마

화를 내며 씩씩거리는

길가 질경이

 

 

[詩作노트]

6월이 되면 질경이가 꽃 핀다. 밟히고 찢겨도 고통을 참아가며 

빳빳이 꽃잎을 일으켜 세우는 질경이처럼 나 역시 평생 시인의 자리를 지키며 버텨왔다.

"다 이겨낼 거야! 꽃피우고 말 거야!" 짓밟히면 짓밟힐수록 고개를 쳐들고

도망치지 않고 씩씩거리며 질경이 같은 시꽃 하나 끝내 피워내려고 한다.


 

[이새별시인 약력]

-1989년 '詩와 意識'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태양 아래 새것은 없다', '숯이 된 희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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