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동영상을 보다.
저이들은 전우들과 주먹밥을 먹으며 웃고 있는데
나는 자꾸 눈물이 난다
저이들 중엔 얼마 안가서 죽은 이들도 있으리라
멀건 보리죽 한 그릇이라도 끼니를 챙기던 엄마
마지막 외마디 그 ‘엄마’를 부르며
아직도 상흔의 고통 속에 시달리며 살아는 있을까
가족 말고는 알아주는 이도 없건만
얼마 남지 않은 생애를 자존감 하나로 버텨온 삶
‘조국을 목숨 걸고 이렇게 지켰노라’
전우가 있기에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고
서로 등 기대며 다독이며 지켜온 목숨들
조국이 부르기에 용기를 내어 죽음 앞에 섰던
저이들을 생각하며 치받는 뜨거움을 삼킨다
너무 무심했던 자신을 돌아보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생각만으로 지나쳤던 보훈병원
꽃 한 아름 안고 찾아가
“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죄드리면 좀은 위로가 될까
[시작노트]
올해로 6.25전쟁이 발발한지 73주년이 되었다.
전쟁 당시 순간을 포착한 동영상을 보며 저절로 눈물이 맺혔다.
2살 무렵 겪은 6.25전쟁을 기억할 리는 없지만, 반공교육을 받은 우리세대까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까맣게 잊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다.
[윤인경시인 약력]
1993년 <조선문학> 등단. 시집 ‘눈 속에서 눈이 되는 집’ 외 3권. 조선문학상 수상.
한국문협, 현대시협 회원. 조선문학회장 역임. 한국좋은시공연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