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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목장 -시인 최대희
  • 포켓프레스
  • 등록 2023-05-22 20: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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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잘 통하는 

반그늘에

삽목장을 만든다고 삽질을 했다

 

겨울잠 자던

살이 통통한 개구리가 

옆집 아저씨처럼 나타났다

 

어이쿠 깜짝이야

놀란 나는 뒷걸음질 치다 땅을 두드렸다

 

흙 묻은 바지를 툭툭 털다 불현 듯

땅에 묻힌 아버지 생각이 났다

그분의 잠을 건드리면

단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움을 삽목하기 위해

다시 삽질을 한다

 

 

[시작노트]

 수원에서의 30여년 생활을 정리하고 안면도로 귀촌했다. 아직도 어설픈 시골생활로 작물과ㅢ 경계가 모호하고 수확의 기쁨보다 시패의 그늘이 넓다. 하지만 샌들이나 구두 대신 장화 신고 자연을 달래가며 흙놀이 하는 기쁨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놀이이다. 이곳에 삽목장을 만들어 다양한 나무와 생각들을 꽃피울 것이다.

 

 

[최대희시인 약력]

경기 평택 출생. 1999년 작품활동 시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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