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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종에 -시인 신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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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5-22 20: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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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 시간이 살아 숨 쉬는 무첨당*

망종 맞아 묵은 먼지 털고

봄 전령들 다비식 하며

굴뚝 뿜는 연기로 분위기 돋워

녹음방초 속 눈물 콧물 빼는데

시내의 조 시인

“먼지도 역사인데 좀 두고 보지요” 하니

파련 대공 덮은 세월

안도의 숨 크게 뱉고

대걸레도 길게 드러눕는데

혀끝으로 중중모리장단 풀어

“글체 글체”하는 뽀꽁새

더불어 살아보자며 더하는 가락 따라

익은 풀냄새 배경으로

전별가 부르는 초하(初夏)

씨란 씨는 다 땅속 들어야 한다고 다그쳐

텃밭 고랑마다 어설픈 시어 뿌려

절기 맞춘 등가물 거둘 궁리 아슴푸레하네

 

무첨당 : 국가 보물 제411호

 

 

[시작노트]

모든 씨앗이 파종되어야 결실 볼 수 있다는 24절기 중 9번째인 망종.

입하가 지나며 달아오른 열기만큼 자연의 색 짙어져 녹음방초 이르니,

무첨당 관리 또한 노동에 가까운데 조 시인의 전화로 자연물들 존재 보고 

듣는 전원생활 그 자체가 시임을 다시 확인한다. 

 

[신순임시인 약력]

경북 청송출생. 월간 조선문학 시부문 등단(2011)

현대시인협회 회원,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시집 ‘무첨당의 5월’ ‘앵두세배’ ‘양동물봉골 이야기1, 2’ ‘친정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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