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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한 그릇 -시인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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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5-22 20: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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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미듯 떠올리며 만져 보고픈 손

 

밀가루 차지게 치댄 반죽을

멸치 끓는 물에 뚝뚝 떼어 넣고

자애(慈愛) 한 그릇 단박에 담아주시던

 

어머니의 주름진 손, 그리운 삶의 위안

 

감자전 호박무침 깍두기김치 곁들이며

가슴 뭉클해지듯 공경(恭敬)이 뜨거워지는

손아귀 건너 수제비 한 그릇

 

봄 제비가 내리려나, 봄비가 오려나

 

 

<시작노트>

수제비. 요즘 필부필부에게는 참 별미지요. 이 말은 손을 뜻하는 한자 수(手)와 접는다는 의미의 ‘접’이 합쳐져 ‘수접이’라 부른 데서 나왔다고 해요. 즉, 손으로 반죽해서 접고 떼어낸다는 뜻으로 더 강조해서는 ‘손수제비’라고도 하네요. 그리고 수제비의 이미지와 정서는 어머니가 얼큰하게 끓여낸 ‘된장찌개’와 달리 우리에게 이중적 평가를 던져주기도 해요.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 말고도 보릿고개와 전쟁 원조의 구호품 같아서 가슴 뭉클해지고 가슴 저리기까지 하네요.

 

 

[이종근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 『미네르바』 및 『예술세계(한국예총)』 신인상.

『서울시(詩)-모두의시집(한국시인협회)』, 『문예바다공모시당선작품(제1집)』, 『수원시민창작시공모(수원문화재단)』등 문집 참여.

《서귀포문학작품상》, 《박종철문학상》, 《부마민주문학상》등 다수 수상. 월간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 2023년4월호(vol. 91), 〈공시사의시선〉 선정.

<천안문화재단창작지원금> 등 수혜. 시집 『광대, 청바지를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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