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변신 시도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4-25 04:30:02
  • 수정 2019-04-25 05:09:25

기사수정
  • 앞으로 10년간 비메모리분야에 133조원 투자하는 로드맵 발표 연구인력도 1만5천명 채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09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비전 2020’ 선포이후 10년 만에 변신을 꾀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의 전진 생산기지로 육성할 화성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의 전진 생산기지로 육성할 화성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4일 10년간 비메리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시장에서 10위권에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앞으로 세계 1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사실상 ‘제2의 창업’ 선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사업과 관련한 국내 연구개발(R&D) 분야에 73조원, 신규 생산설비에 6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평균 11조원 규모다. 지난해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R&D와 설비 투자 대비 각각 2~3배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투자전략을 내놓은 것은 비메모리 반도체는 현재 TV·세탁기·냉장고·자동차 등 거의 모든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일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로봇·드론 등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시장 규모가 메모리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런데도 삼성은 이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과 연계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없지 않았다는 평가다. 서울대 공과대학의 한 교수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었겠지만 그 외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보면 경쟁자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대규모 투자는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시스템 반도체 산업 중에서도 파운드리를 1순위로 겨누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위 대만 TSMC보다 시장점유율(2018년 기준)이 36%포인트나 낮은 2위(14.9%)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액 60조원 중 58조원을 경기 화성 극자외선(EUV) 라인 등 파운드리 경쟁력 향상에 쏟아부어 TSMC를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58조원을 투자기간(12년)으로 나누면 1년에 5조원꼴이다. 작년 삼성 시스템 반도체 투자액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파운드리 시설투자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를 연구하는 고급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는 인력운용 계획도 내놓았다. 새로 채용하기로 한 1만5000명은 현재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분야 전체 임직원(약 5만 명)의 30%다. 이번 투자에 따른 간접고용유발 효과는 4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등으로 인한 직·간접 고용유발효과는 43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의 반도체 설계 및 생산, 마케팅을 위한 인프라 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중국 등에 비해 취약한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산업(팹리스) 경쟁력을 강화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음 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