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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시인 전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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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5-15 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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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은 없고

아가리에 궁둥이만 달린

맹랑한 너

 

어두운 찬장 속에서

숨소리도 내지 않고 앉아 있다가도

꺼내 주기만 하면 본색을 드러내는 너

 

목마른 사람에게나 토라진 사람에게 다가가

입맞춤 원하면서 궁둥이 비비고 있다가도

속을 채워 주면 금세 비워 주길 기다리기도 하고

픽 토라져서 며칠 끄떡 않을 때도 있는 너

 

그러다가도 기회만 오면

좌중을 차례로 돌며

입술 맞대며 누구에게나

사랑받길 좋아하는

궁둥이 달린 요물인 너.

 

 

[시작노트]

명심보감 성심 편의 화호화피난화골(畵虎畵皮難畵骨)은 ‘호랑이를 그릴 때 가죽은 그릴 수 있지만, 호랑이 뼈를 그리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지인지면부지심(知人知面不知心)은 ‘사람을 알 때 얼굴은 알 수 있지만, 마음을 알 수는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시인의 길을 걸으면서 마음에 새긴 좌우명입니다.

 

[전홍구 시인 약력]

1991년『문예사조』 시, 수필 등단.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국제PEN 한국본부 회원,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이사, 서울시인협회 이사, 국보문학 자문위원, 한국문예 자문위원, 사단법인 한국서각협회 초대작가

세종문화예술 대상,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공모 대상, 전국장애인문학제 최우수상 수상, 세계시문학 본상 수상, 한국문학신문 문학대상 수상

시집 : 제1집『개소리』, 제2집『원두막』, 제3집『나뭇가지 끝에 걸린 하늘』

 제4집『속이 빨간 사과』, 제5집『먹구름 속 무지개』,

 제6집『그래도 함께 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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