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태어나
자연을 향유享有하고 살면서도
누가 생명을 주었는지
누가 자연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지 모르는
친구여, 저 강을 건너지 마오
유년기의 순박한 꿈도
청년기의 싱그러운 정열도
우리가 행복을 찾아 나선 인생길은 고난과 슬픔뿐이고
육신은 시들어서 낙엽지고 있는데
친구여, 저 강을 건너지 마오
누가 나무십자가에서
누구를 위하여 피를 흘렸는지를 듣고 믿음으로
하늘빛 깃든 영혼이 거룩한 하늘을 숨 쉬면
죽어서 다시 사신 이가 오시리니
친구여, 우릴 데리러 오시는 이의 손을 잡고 섬광閃光처럼
본향으로 돌아가리니
[시작노트]
인생의 죽음은 갈림길이다.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 구원을 받은 영혼은 천국으로, 그렇지 못한 영혼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다. 요단강 앞에서 모든 영혼들이 천국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정순영시인 약력]
1974년 <풀과 별>추천완료. 시집‘시는 꽃인가’‘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사랑’등 다수. 부산문학상,한국시학상,세종문화예술대상 등 다수 수상. 부산시인협회 회장, 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등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