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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망각 -시인 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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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5-06 12: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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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하얘질 때가 있다

소리도 없이 생각이 비워질 때가 있다

 

하나둘씩 덜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이 있을까

이리저리 까뒤집기도 하고

샅샅이 훑어 낸다

 

여기 있었구나 기어이 찾아내곤 했던

작디작은 마음 티끌

 

아직은 찰싹 달라붙어 버티고 있을 혼불魂불

 

덥석 집어 만져보고 싶다

아득하게 사라져 버리기 전에

 

 

 

[시작 노트]

덜어내고 잊어버리고 비워내야만 편해지는 세상이다. 짊어진 것을 털어내고 훌훌 날려 보내야만 새로운 일을 편하게 도모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간직해야 할 것들을 놓치고 마는 경우가 생긴다. 순간적으로 기억해내지 못하고 아뜩해질 때가 있어 오히려 생각이 복잡해진다. 참으로 종잡을 수 없는 나날이다.

 

 

[김진환_시인 약력]《

문학과 창작》으로 등단, 시집 『어리연꽃 피어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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