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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해변의 여인에게 -시인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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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4-24 07: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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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말을 해도 만날 수 없는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

 

긴 머리채 느리운 어느 여인은

그 때 바닷가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를 불렀지.

 

파도소리에 덮여 들릴락 말락 흘러가던

그때 그 노래 소리는  

지금도 들릴락 말락-.

 

황혼에 젖은 그 노래 소리에

해당화 꽃잎이 지던 그때 그 시절    

꽃은 지금도 피었다가 지고 있을까?

 

바다 멀리 퍼져나가던 그의 노래는  

언덕에 닿아 어느 시인의 시비詩碑가 되어  

지금도 그 시의 한 구절이

조용히 물위에 떠서 흔들리고 있었다.

 

 

[시작노트]

젊은 날-. 황혼이 찾아드는 어느 저녁 무렵, 영일만은 검푸른 호수처럼 맑았다. 

 하늘의 뭇별이 내리기 시작하는 백사장 멀리에서 어느 여인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로「솔베이지의 노래」였다. 

 노랫소리는 바람을 타고 들릴락 말락 가늘게 흘러오다가 바람에 끊기기도 했다. 그 노래가 흘러가는 곳마다 해당화가 피고, 피었던 꽃잎이 지기도 했었다. 

 

[정민호 시인 약력]

 1966년 <사상계>신인문학상 시부당선으로 문단등단. 시집 '꿈의 경작'외 19권. 시조집 2권. 산문집 '시인과 잃어버린 팬티'기타. 경주시문화상, 경북도문화상, 한국문학상, pen문학상, 한국예총예술대상, 문예한국상, 금복문화대상. 도천문학상. 창릉문학상. 현제, 국제펜 자문위원, 한국문협 자문위원. 경주문예대학명예원장, 동리목월문학관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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